※ 이 글은 모 게시판에 잡담 삼아 썼던 글을, 개인 블로그로 옮겨온 것입니다.
그냥 짧은 인상 비평에 가까운 잡답과 개인적 농담이 섞인 망상 전개이므로, 진지한 감상이라기엔 좀 다른 방향으로 쓰여진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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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 (2022년 영화) : 2025.9.29. 감상
※ 시수(SISU) : 번역할 수 없는 핀란드 단어. 무시무시한 용기와 상상할 수 없이 강한 의지를 뜻한다. 시수는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드러난다

배경 시대는 2차대전 후반 1944년이고, 핀란드가 소련과 싸운 겨울전쟁 때 대활약했던 노병인 주인공 코르피가 황량한 황야에서 사금을 캐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리고 핀란드에 들어왔다가 전황이 불리해져서 철수하게 된 나치 군인들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 등에서 랍랜드로 번역되었던 걸로 기억하는) 라플랜드 황야에서 사금을 캐다가 우연히 작은 금맥을 찾은 노병 주인공 코르피는…,
금을 혼자서 들수 있을 만큼 캐서 말을 타고 어딘가로 가다가, 재수없게 철수하는 나치 군인들과 마주치지만 처음엔 그냥 지나가나 싶었는데….
어쨌든 조마조마 하면서도 어떻게 그냥 스쳐지나가나 싶었던 노인네가 사실은 금을 제법 많이 갖고 있다는 걸 알게된 나치 장교는 진군 방향을 돌려서 노인네를 뒤쫓게 합니다.
그리고 노병 코르피는 왕년의 전투력을 살려서 나치 군과 처절한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근데 이게 제법 수위가 쌘 호러 영화 급의 피칠갑과 신체 훼손이 시작되는 지라…, 국내 개봉 포스터는 제법 잘 나오긴 했는데 일단 개봉을 제대로 하기는 했었나 모르겠을 지경이고, 저는 Btv+ VOD로 보았습니다.
게다가 이 나치 군인들은 핀란드 마을 하나 불바다로 만들고 여자들을 트럭에 태워서 데리고 가고 있는 중인지라 보는 사람들에게도 어떤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명백한 악역이긴 합니다만…
영화는 80분 좀 넘는 짧은 '액션' 영화입니다만, 늙은 노병이 거의 초인급의 활약을 보이고…,
막판은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의 톰 크루즈가 떠오를 정도의 스턴트까지 나오기 때문에 기분이 좀 묘합니다.
하지만 나름 유니크한 폭력성과 진득한 호러 요소가 꽤 잘 결집되어 있어서 어떤 의미로는 B급스러운 장르 퓨젼 영화임에도 꽤 집중력이 높고 재미있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론 주인공 노병이 대체 금을 갖고 뭘하려고 하는 지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금을 되찾을려고 이렇게까지 목숨걸고 싸우고 해야 하는 가?" 같은 생각도 좀 듭니다만…
뭐 사실 가족도 고향도 모두 불바다가 되었지만 살아남은 노병이 금을 갖고 앞으로 뭘할 수 있을지를 떠나서…,
'그 고생을 했는데 금 정도는 챙겨서 잘 살아도 되는 거 아니냐'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좀 황당하다 싶은 정도로 초인급 액션을 보여주는 노병이 주인공인지라 위기감이 없을 거 같은데도, 영화는 일단 어떻게든 이런저런 상황을 만들어서 나름 큰 위기를 몇번 줍니다. (막말로 목이 매달렸는데 살아남고 비행기 추락도 버티고 하여튼 거의 불사신으로 보이는 지경입니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골로 가고도 남을 시츄에이션에서 노병 코르피는 초인적인 의지와 이런저런 우연을 통해서, 계속 살아돌아와서 나치 군인들을 끝까지 도륙합니다. (그리고 코르피의 활약으로 구출된 핀란드 여자들이 총을 빼앗아 나치 군인들을 쏘는 장면까지 나오는 지라, 이런 쪽에서 조금 더 평가받을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재미가 없느냐~라면, "사실 액션이 아니라 호러영화였습니다" 소리 나올 정도로 피와 살육이 제법 찐하게 나옵니다.
막말로 사막종교 경전에 나오는 삼손이 당나귀뼈로 수백을 죽였다고 하는데, 이 영화의 노병 코르피는 곡괭이 하나로 정말 수백을 잡을 기세입니다.
이런 피칠갑에 저항이 없는 분은 '핀란드 곡괭이술' 하나로 나쁘지 않게 점심 시간에 짧게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반인에게 추천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액션 영화를 빙자한 호러영화긴 하기 때문에, 내용상 위기도 있고 좀 무시무시한 부분도 있고 덤으로 주인공 분노도 있고 그렇지만, 머 결국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은 지라 정말로 '뇌가 없는게 아니라 뇌가 필요하지 않은' 식의 영화입니다만…
일단 그럼에도 불구하도 러닝 타임은 좀 짧은 편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1장 2장 같은 식으로 부분을 나눠서, 조금이라도 긴 느낌과 스케일을 크게 보이려고 나름 애를 씁니다.
근본적으로 저예산 영화라서 생각보다 등장인물도 적습니다만, 곡괭이든 노병 노인네 이외에 핀란드 여자들의 역습도 꽤 멋지기 때문에 이런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호할 부분도 있습니다.
2022년인가에 나와서 어딘가 영화제에서 상도 탄 영화인지라, 올해 속편이 나왔다고 합니다만 현재 속편을 국내에서 볼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속편은 소련군과 싸우는 모양인데 과연 얼마나 무시무시한 노인네 빠워를 보여줄지 궁금하긴 합니다.
아 핀란드 영화인데 국내에 들어온 판본은 소니 픽쳐스 유통을 거쳐서 영어로 나옵니다.
(핀란드 원어 소화가 궁금하긴 합니다만 원래 영어 영화였던 모양입니다.)
2025.10.2.
:D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