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괴수 가메라 (이글루스 백업: 200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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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하의 글은 과거 이글루스의 본인 블로그에 썼던 옛날 글 포스팅의 내용을, 본인의 이 티스토리 블로그에 백업을 겸해서 다시 옮겨온 재탕성 포스팅 글입니다. 
   아무래도 글이 예전에 쓰여진 옛날 글인 만큼, 글에 담긴 생각이나 내용이 당시의 옛날 시점에 맞춰진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현재 시점에는 맞지 않고 낡아보일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읽는 분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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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괴수 가메라 
Giant Monster Gamera (1965) : ★★

aka. Gamera The Invincible

 

대괴수 가메라 일본 포스터

 

 제작 : 사이토 요네지로 (Saito Yonejiro)
 감독 : 유아사 노리아키 (Yuasa Noriaki)
 각본 : 타카하시 니산 (Takahasi Niisan)
 주연 : 후나코시 에이지 (Hunakoshi Eiji)

         / 키리타치 하루미 (Kiritachi Harumi)
         / 야마시타 준이치로 (Yamashita Junichiro)
         / 우치다 요시로 (Uchida Yoshiro)
         / 스가타 미치코 (Sugata Michiko)
 음악 : 야마우치 타다시 (Yamauchi Tadashi)
 특수촬영 : 쯔키지 요네사부로 (Tsukiji Yonesaburo)
 국가 : 일본
 제작사 : 다이에이(大映)
 등장괴수 : 가메라
 국내 출시 : 2001년 현재 미 출시작.

< 한 문장 평 > '하늘을 날으는 거북이'의 엽기적 데뷔작. 그 이상은 기대말라.


 - 스포일러 워닝
  이 하의 내용엔 스토리를 포함하여, 영화 본 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분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별 볼일 없지만 일단은) 스토리
  20세기 중반, 알라스카 북극권의 이누에트 에스키모 마을에 일본에서 고생물을 연구하는 동경대학의 학자, 히다카 박사와 그 일행이 쇠빙선을 타고 도착한다.
  에스키모의 노인에게 과거 아틀란티스 대륙의 전설에 대해서 물어보는 히다카 박사 일행이였지만, 노인은 별 반응이 없다. 그런데, 북극권에 난데없는 괴 비행기들이 나타나고 미군의 레이더에 이것이 잡혀서, 미군은 공군기를 출동시킨다. 날아다니는 비행기들의 모습을 보고, 에스키모 노인은 "악마의 새다!" 라고 말한다. 에스키모 노인과 히다카 일행이 비행기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이에, 미 공군은 괴 비행기들에게 무선을 시도하지만 응답은 없고, 오히려 괴 비행기는 미공군 전투기를 향해서 공격을 가해온다. 공격을 받은 미공군은 괴 비행기들에게 반격을 가해서, 괴 비행기 중 한 대가 추락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괴 비행기에 핵폭탄이 실려 있었는지 북극권에 거대한 버섯구름이 나타난다. 히다카 일행은 놀라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타고온 쇠빙선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에스키모 노인은 자신들의 선조에게서 내려온 물건이라며, 마치 물결 같은 것에 둘러쌓인 거북이 등껍질의 그림이 새겨진 작은 석판의 파편을 준다. 그리고, 아틀란티스에서 전해오는 "악마의 사자 가메라"라고 말한다.
  그 때, 핵폭발의 영향인지 갑자기 극지의 만년빙벽이 갈라 지면서, 얼음 속에서 거대한 거북이 형태의 괴생물체가 나타난다. 괴성을 발하며 생물체는 히다카 일행이 타고온 쇠빙선에 다가와 공격을 한다. 쇠빙선의 사람들은 재빨리 구조신호를 보냈지만 이상한 전파에 통신이 방해되고, 거대한 생물체는 이윽고 불을 뿜어 쇠빙선을 파괴한다. 살아 남은 사람들은 배를 버리고 도망치고, 괴생물체는 쇠빙선을 파괴한 후에 어딘가로 사라진다. 후에 구조된 히다카 일행은 뉴욕에서 방송에 출연하여 북극에서 거대한 거북이가 나타났음을 세상에 알리고, 그 거북이가 고대 아틀란티스 대륙에서 살았다는 전설 속 가메라라고 발표한다.
  하지만, 히다카는 가메라가 원폭의 방사능으로 죽었을 것이라 추측하고, 방송 후 귀국을 서두른다. 그런데, 그 무렵 세계각지에서 갑자기 하늘을 날으는 원반에 대한 보고 사례가 이어지고, 히다카가 일본행 비행기를 탔을 무렵엔 이미 가메라보다 UFO에 관련된 기사가 더 화제가 되었다.
  한편, 북해도 끝에 위치한 등대지기의 아들인 토시오는, 애완용 청거북이를 아주 좋아해서 학교에 거북이를 가지고 갔던 것이 담임에게 발각된다. 그 일 때문에 토시오의 아버지와 누나는 거북이를 버리라고 하고, 토시오는 등대 부근의 절벽 암반 밑에 청거북이 "치비('꼬마'라는 뜻)"를 감추었다가 나중에 찾아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가메라가 북해도에 상륙한다. 토시오는 처음엔 놀랐지만, 이윽고 가메라를 잘 보려고 아버지와 누나가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등대에 올라간다. 하지만, 가메라는 눈 앞의 등대가 눈에 거슬렸는지, 등대를 그냥 때려 부순다.

등대는 부수지만, 떨어지는 어린아이는 구해주는 가메라

  토시오는 무너지는 등대의 난간에 매달렸다가 힘이 다해서 떨어지는데, 왠지 모르게 가메라는 떨어지는 토시오를 손으로 받아서 땅에 안전히 내려 준다. 그리고, 사라지는 가메라. 그리고, 히다카 박사가 동경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일본 전체가 가메라가 상륙한 사실에 들끓고 있었다. 자위대에게 가메라의 발견자로써 협력을 요청받은 히다카는 자신의 은사인 무라세 박사를 찾아가서 대책을 상의하지만, 별 다른 방책을 떠올리지 못하고, 일단 고압전류로 공격을 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가메라는 지열발전소에 나타난다. 자위대의 협조로 고압전류를 흘려서 가메라를 공격하지만, 가메라는 오히려 더욱 날뛰게 된다. 이어지는 자위대의 현대무기에 의한 공격도 효과가 없는 듯, 가메라는 지열발전소를 철저히 파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자위대는 핵공격을 결정하지만, 히다카와 무라세 박사는 그 것은 안된다고 반대한다. 북극권의 핵폭발에도 멀쩡히 살아 있는 가메라에게 핵 공격을 해봤자 의미가 없고, 일본 국내에서 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핵공격은 철회되고, (왠지 모르게) 대책본부 현장에 나타난 토시오는 박사들에게 가메라는 나쁜 녀석이 아니라고 변론한다. 가메라는 발전소를 파괴하고 나서 느긋히 걸어서 이동을 시작하고, 박사들은 다른 대책을 논의한다. 결국, 불과 열에너지를 흡수하는 가메라에겐 극저온의 냉동공격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생각을 해내고, 때마침 자위대 과학부에서 냉동폭탄의 실험품이 완성되었다고 한다(이런 편의주의적 전개가…).

  상온에서 일순간에 영하 150도까지 내릴 수 있는 이 냉동폭탄이라면 가메라의 행동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동폭탄의 효과는 약 10분 뿐. 그래서, 공병대와 연동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산을 기어올라가는 가메라에게 냉동폭탄이 투하되고, 가메라가 움직임이 둔해지는 10분 동안에 가메라의 발 밑을 파서 폭약을 설치한다. 다행이 시간이 맞아서 가메라의 발 밑에서 폭약이 성공적으로 폭파, 가메라는 산의 경사를 따라 굴러 떨어져서 뒤집히고 만다. 뒤집어진 거북이는 혼자 힘으로는 다시 몸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하는 무라세 박사. 그런데, 가메라가 갑자기 머리와 손발을 껍질 속으로 집어 넣더니, 손 발을 집어 넣는 구멍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뱅글뱅글 회전하기 시작한다.

  회전의 가속이 붙으면서 서서히 떠오르는 가메라는, 불꽃과 연기에 휩싸인 체로 회전하는 원반의 모습으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마치 빛나는 하늘을 날으는 원반처럼 날아서 사라지는 가메라. 세계 각지에 나타난 하늘을 날으는 원반은 가메라였던 것이다.

  한편 등대가 부서져서 살 집을 잃은 토시오와 그 누나는 동경의 친척집에 얹혀 살게 된다. 그리고, 토시오는 (왠지 모르게) 히다카 박사들이 있는 가메라 대책본부에 찾아간다. "가메라는 혼자라서 외로운 걸 꺼에요" 여전히 가메라의 편을 들어주는 토시오는, 가메라가 자신이 기르던 청거북이 치비가 크게 자란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히다카와 대책본부는 가메라가 에너지를 찾아서 석유 콤비나트나 기타 에너지원이 될 만한 곳에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가메라 대책을 위해서 세계 유수의 과학자가 일본에 집결한다. 그들이 가메라 대책을 위해 제안한 것은 국제연합의 비밀계획 'Z플랜'이였다. 그래서, 이즈 지방의 오시마 섬에 Z플랜의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정작 가메라는 동경 공항 쪽에 회전비행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차별적인 가메라의 공격으로 동경 타워가 무너지는 등, 동경에 큰 피해가 나며, 이윽고 가메라는 동경 만의 석유 콤비나트에서 불꽃을 빨아먹기 시작한다. 가메라가 더 이상 동경 시내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석유를 실은 열차를 가메라에게 보내서 가메라의 주의를 끌려는 작전이 시행된다. 가메라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라고 말하러 온(…) 토시오는 석유 수송열차에 몰래 타고, 토시오를 본 직원이 열차가 가메라에 부딛치기 전에 간신히 토시오를 데리고 열차에서 뛰어내린다.

  한편 Z플랜은 착착 진행되어 이즈의 섬에 Z플랜의 준비가 완료되고, 히다카 박사들이 거기에서 대기하게 된다. 그런데, 직원에 의해 집으로 돌려보내진 토시오는 그 사이에 또(…) 밀항을 하여 이즈에 도착한다. 그리고, 동경 만에서는 무라세 박사들에 의해 바다 위에 이즈 쪽으로 석유가 뿌려지고, 그 석유를 불태워서 가메라를 이즈로 유도하려 한다. 불꽃을 따라서 이동을 시작하는 가메라 였지만, 때마침 불어온 태풍 때문에 불이 꺼진다. 이즈 앞에서 멈추는 가메라. 그 때 히다카 일행 중 사진기자 아오나기의 기지로 이즈 섬 주변에 불을 질러서 가메라를 다시 유도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지켜보던 토시오는 가메라가 오지 않기를 바라고, 토시오의 마음 때문인지 다시 비가 와서 불이 또 꺼지고, 가메라는 또 진행을 멈춘다. 그러나, 놀랍게도 화산이 돌연 분화(…)하여, 가메라는 결국 이즈 섬 내부로 들어선다.

(결말을 아시고 싶지 않은 분은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시고, 끝까지 다 보실 분은 이 부분도 읽으시면 됩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가메라의 이즈 섬 상륙으로 Z플랜의 준비는 완료 되었다. 히다카 박사의 안내로 Z플랜을 구경하게 된 토시오는 Z플랜의 그 거대한 스케일에 마음이 끌리고, 즐거워 한다. 사실 이 'Z플랜'이란 것은 사실 화성으로 (가메라가 들어갈 만한) 거대한 캡슐을 쏘아보낼 수 있는 거대한 로켓이였다(대체 그걸로 뭘 할 셈이었을까?). 그리고 섬으로 유도된 가메라는, 이즈 섬 중심에 설치된 거대 로켓에 실려서 우주의 저편으로 쏘아 올려진다. 토시오는 날아가는 로켓을 바라보며 "안녕, 가메라"라고 작별의 인사말을 한다.

불을 뿜는 대괴수 가메라

 - 촌평
  이 영화는 고지라와 함께 일본 거대괴수계의 양대 산맥에 해당하는 가메라의 데뷔작이다. 컬러영화가 시작된지도 이미 좀 된 시대(1965년)의 흑백 영화라는 핸디캡과 약 79분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영화지만, 어쨌든 종래의 고지라 영화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묘한(…) 개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불과 5개월여 만에 바로 시리즈 다음 작인 『대괴수결투 가메라 대 바르곤』이 등장하여, 고지라에 대응되는 그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된다. 영화 자체로는 평범(…?)하거나, 그 보다 조금 떨어지는 기분의 영화다. 이야기가 석연치 않은 의문 투성이라고 할수 있으며, 논리 같은 것은 적당히 구석에 던져놓고서 그냥 마구 진행된다.
  나름대로 유니크하다 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이런 구닥다리 고전 쌈마이의 재미에 익숙하지 않으면 쉽게 보기는 힘든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 같으면 『X-Files』의 에피소드 중 하나와도 같은, 짤막한 단편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작은 소품에 가까운 영화다. 사실상 이후로 이어지는 시리즈에 대한, 파일롯 에피소드라고도 할수 있을 정도의 작은 영화로, 가메라를 우주로 쏘아 보내는 결말로 "인간의 지혜가 가메라를 이겼다"고 말하는 영화지만, 교육적이라기 보다는 묘하게 당시 일본의 상업적 문화나 유행에 대한 비꼬이는 정서가 느껴지는 것은 필자 혼자 만일까. 게다가 심각하게도 아동 지향의 영화이기 때문에, 요즘 관객들이 보기에는 그 [영구와 땡칠이] 보다도 재미가 없어 보이기 쉬울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가메라를 전송하며 토시오란 꼬마가 하는 말이 "저도 박사님 같은 과학자가 될래요." 아 순진하기도 하셔라. 하지만, 지금의 관객이 보기엔 쌈마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도 일본 내에서는 아동지향이란 플러스 점과 '하늘을 나는 거북이'라는 황당한 컨셉이 잘 먹혔는지 꽤 인기를 끌어서,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

  일단 기본적인 내용 흐름 자체는 5, 60년대의 다양한 괴물 영화들에서 크게 벗어나는 점은 없다. 갑자기 방사능이나 이런 저런 원인으로 거대화된 생물이 등장하고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 사람들이 노력하지만, 군대나 거대 생물의 천적에 해당하는 것의 등장으로 거대생물이 일소되는 간단한 구성의 거대생물 재난 영화라는 플롯이다.

  보통, 이런 영화에선 뚜렷한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고 괴수에 대항하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행동에 대한 묘사로 전개된다는 것이, 이런 여러 괴물 영화들의 그런 일반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그런 일반적인 괴물 영화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위에도 적혀있지만 우선 심각한 '아동지향'이며 '코메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거대 생물이나 괴수영화의 초창기에는 "핵에 대한 위협" 이나 "반전 메시지" 운운 하면서, 나름대로 상당한 쇼크 장면이나 잔혹성(지금 보면 암 것도 아니지만)을 강조하는 호러 및 경각성이 중요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고지라가 나와서 괴수 자체의 '캐릭터'가 중요하게 되며, 『고지라의 역습』이후로 괴수물에서 괴수들 끼리의 싸움을 구경하는 등으로 '유니크함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성이 강해지면서, 점차 괴수물의 인간에 대한 폭력적 수위는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이 영화 같은 경우는 가메라가 꽤 난폭하고 에너지 원이 될만한 것을 찾아서 꽤 날뛰는 편임에도 불구하고도, 그렇게 까지 폭력적이다 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물론 건물이 무너지고 가메라가 불을 뿜어서 사람들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 나오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살상 장면이란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이 영화 자체가 아동영화의 성격이 강하고, 이런저런 잔혹 묘사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만 특수촬영 수준이 뻔해서 실소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본 영화 초반에 등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장면이 인상이 깊다.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장면인데,) 따지고 보면 가메라 자신이 등대를 부숴놓고서도, 정작 무너지는 등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괴수란 것이 얼마나 일관성 없고 변덕스러운가.
  그런 모순적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를' 아이같이 괴팍한 성격의 괴수는, 역시 아동에게 공감을 모으기 위해서 연출된 것이였을까. 사실 그 장면 자체는 원조 고지라에게도 영향을 미친, 레이 해리하우젠 제작의 미국 영화 『Beast from 20,000 fathoms』에서 영향을 받은 것인데, 이 영화의 무감정한 거대 생물 레도사우르스에 비해서, 가메라의 그런 알수 없는 행동은 가메라에게 묘한 '인성(人性)'을 부여하여 묘한 친근감을 생기게 하는 면이 있다.
  1954년의 무표정하면서도 인간에 대해서 은근한 적의감을 드러내는 고지라에 비해서도, 이 영화의 가메라는 악동과 같은 난폭함은 살아 있지만, 이런 행동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이중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가메라가 날 뛰어도, 가메라의 편을 들어주는 토시오에게 아이들을 포함한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입장이나, 또는 '생긴 건 흉악해도 겉보기와는 다르네' 하며 반신반의하는 입장에 그치게 된다.
  물론 영화가 진행되면서 토시오의 행동이 지나치게 집착적으로 보이게 되며, 슬슬 관객이 아무데나 마구 끼어드는 꼬맹이의 망발에 짜증이 날 즈음에는 가메라에 대한 감정이입도 점점 멀어지며, 마침내 도대체 무슨 목적인지 모를 Z플랜이 나타나면서 '호오, 저런 것도 있었나' 하면서 놀라게 된다.

어린 아이 캐릭터가 거의 전 시리즈에서 꼬박꼬박 중요한 비중으로 나오는 것이, 저연령 대상의 저예산 괴수영화였던 가메라 시리즈의 특징이었다.

​  사실 Z플랜을 꼭 봐야 한다고 누나의 손을 끄는 토시오의 행동을 보면, 가메라에 대한 토시오의 관심은 그저 아이들의 "재미있는 것을 찾는" 심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이고, 게다가 조금은 당시의 아이들(요즘 아이들도 별 다를 것은 없겠지만)다운 막연한 동경이 강한 아이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유행에 너무 휩쓸리는 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면, 히다카 교수에게 "저도 과학자가 될래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지금보면 허무하게 웃기는 장면이다.
  그런데, Z플랜이라는 계획이, 진짜 가메라를 태워서 보낼만한 거대 로켓을 만들어서 도대체 뭘 할 셈이였을까? 화성에 관련된 언급이 나오는 걸 봐서는, 화성 개발이나 혹은 침략(…)이 목적이였다고 생각이 되는데, 사실 영화 속에선 Z플랜 자체가 워낙 천연덕스럽게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라서 관객은 그저 멍하니 어이 없게 지겨볼 뿐이 된다.
  그 이외에 전쟁이나 자연재해의 은유처럼 가메라의 피해현장을 보여주기 위해서 삽입된, 일본의 여러 재해 장면들을 통해서 호러적 코드를 주는 것이 묘하게 구체적인 게 가메라의 특징이다. 고지라의 파괴 행위가 전쟁의 은유적인, 묘한 환상성을 풍기는 장면으로 되어 있다면, 가메라의 파괴 후 피해 장면은 실제 재해의 화면을 가져다 쓴 것이 조금 언밸런스 하게 보인다. 아무래도 괴수물이란 자체적인 거대한 판타지 속에서 그런 실사 영상은 역으로 더 비현실적으로 보이기 때문일까.
  그래도, 정작 영화 중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긴장감이 부족하여 설득력이 떨어진다. 가메라란 캐릭터 자체가 워낙 유니크하고 만화적 상상력이 동원된 크리쳐인 탓에 아무리 무게를 잡아도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것 때문일려나. 그래도, 가메라가 온다고 대피하라는 경찰에게, 가메라가 다 뭐냐며 춤과 노래, 향락에 불타는 동경 시민들(젊은이들)과,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너희 들의 부모님 운운하며 설교조가 되는 중년 경찰의 모습이 그려지는 장면은, (토시오도 그렇지만) 당시의 유행에 휩쓸리는 젊은이들에 대한 풍자 같기도 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감독 자신이 당시로써는 젊은 편이였으니, 필자의 이런 생각은 오버 센스일 듯.
  그리고, 앞에도 말했지만 가메라는 '코메디' 정서가 강하다. 장면이 웃기거나 상황이 웃기거나 하는 게 아니라, 옛날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썰렁하게) 웃기는 스타일이다. 상황 자체는 황당한데, 그 상황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진지해서 웃기는 스타일이랄까?
  특히 필자가 볼 때, 6,70년대의 옛날 가메라 시리즈에서는 왠지 모르게 과학자를 놀리고 빈정대는 경향을 느끼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도 그런 경향이 강하다. 첫 장면부터 히다카 박사가 "역시 나의 가설은 옳았어!(도대체 당신이 무슨 가설을 새웠는데?)" 라는 둥, 오버에 불타고, 곧장 뉴욕에 가서 '일본어'로 방송을 때리며 "가메라는 아마도 핵폭탄으로 죽었을 거다"고 단정하는 모습은 그렇다 쳐도, 전형적인 늙은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풍모를 한 무라세 박사의 모습은 요즘 보면 개그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굳이 과학자 뿐만이 아니라, 토시오를 비롯한 여러 조연들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면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아오야기 기자의 모습도 코메디처럼 느껴진다(당시에는 비행기 안의 금연은 상식이 아니였을지도). 영화 중간에 자위대 공병들에 의하여 뒤집어진 가메라가 머리와 손발을 껍질 속으로 집어넣는 모습을 본 용감한 공병대 대원들은 그 자리에서 농담 따먹기로 "손도 발도 낼수 없다는 게 저런 거겠지?" 라고 썰렁한 대사를 읖고, 그러고서 곧장 가메라가 뱅글뱅글 돌면서 하늘로 날아가버리자, 무라세 박사의 명대사 한 말씀. "거북이가 하늘을 날다니!"
  그리고서, 세계 각지에 나타난 UFO의 정체가 가메라였다는 신문기사가 나오자, 신문을 읽던 노인네들 왈 "오래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보겠수." 뭐, 영화 전반적으로 이런 식이다. 아아아…. 확실히 썰렁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썰렁하다. 영화 자체도 엄격한 논리나 사실에 입각하기보다는 자유로운 발상과 황당한 연출, 그리고 썰렁한 대사 등으로 원 없이 웃겨준다. 물론 옛날 60년대의 관객들은 진지하게 받아 들였겠지만, 요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받아 들인다는 보장은 할 수가 없다. 마치 레슬리 닐슨의 코메디 영화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그 고전급의 『엑소시스트』를 보면서도 킬킬 웃는 것이 요즘 관객인데, 이 영화를 보고서 안 웃는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물론 이렇게 놀려대고 비웃을 거리도 없는 쓰레기 영화들도 많으니, 이 영화가 갖는 그 옛날 특유의 진지한 정서가, 현대에 코메디로 비치는 결과에 대해서 나쁘다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유쾌한 정서는 고지라 시리즈가 한 때 다양한 느낌을 모색하던 초중기 시절에 나타났다가, 70년대 후기 시리즈로 접어들며 잊혀졌던 그런 '유니크'한 맛이다. 그리고, 가메라란 알수 없는 괴수의 말도 안되는 개성과 뒤 섞이면서, 아이들에게 황당하지만 묘한 매력을 주는데 성공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 그래도 어쨌든 가메라…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각본,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니 뭐니하는 잡다한 건 논할 가치가 적다. 이 영화에 대해선 우선 타이틀 롤인 '가메라'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한다. 그 것이 캐릭터 영화의 한계점일 수도 있다. 일단 이 영화의 가메라는, 흉폭한 이미지가 강하다.
  흑백 화면에다가 정말 싸게 만든 거칠은 디테일의 슈트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희번득 거리는 눈동자와 처녀귀신의 비명과도 비슷한 괴성. 그리고, 고지라와는 다른 느낌의 어설프고 무거운 보행과 어리버리 흔드는 팔. 행동이나 성격 모든 면에서 가메라는 확실히 이전의 고지라를 흉내내면서도, 고지라와는 다른 개성을 갖는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고, 고지라 슈트가 시리즈 각 편 마다 다른 이미지를 주는데에 몰두하고 있다면, 이 영화의 가메라 슈트는 첫편 답게 거칠게 만들었고 무표정하게 느껴진다. 그마나 소화 가메라 시리즈의 슈트들은 편마다 크게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묘한 일관성이 있는 것이 재미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가메라는 난폭하면서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참 모순되는 성격의 괴수이다. 게다가 그런 것에 대해서 별 다른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의문이 남는다. 어쩌면 생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여러가지 가메라에 대한 생각들이 90년대 시리즈에 와서는 나름대로의 설정과 과학적 합리화를 거쳐서 당연하고 리얼하게 받아 들여지기 위한 변모를 거치지만, 그런 과정이 없이 순수하게 첫 편인 이 영화 만을 본다면, 짧지만 가메라의 성격적 요소는확실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 특유의 편의주의적 상황전개는 이후의 6,70년 가메라 시리즈에서 전체적으로 잘 자리잡아서, 고지라가 자꾸 특징적이다 싶을 정도로 진지한 무게감에 목숨을 거는 것을 의식하는 것에 반해서, 가메라 특유의 널널한 개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물론 바로 다음 편인 바르곤 편에서는, 아동물 특유의 분위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성인 취향의 진지한 드라마로 분위기 변신을 꾀하지만, 결국 가메라 하면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갸오스나 기론 같은 황당한 몬스터들인 것을 보면, 가메라의 개성은 역시 진지한 것 보다는 특유의 이단적이고 황당한 분위기인 것 같다.
  그런데다가 제작사 다이에이가 고지라의 토호만큼 크지 않고, 본래 일본 전래 설화의 요괴물 등을 만들던 제작사의 과거 전력 같은 것의 영향도 있어서, 고지라가 원형적인 공포나 재해의 표현이라면, 가메라는 역시 도깨비나 요괴 같은 장난스러운 크리쳐적인 성격을 확실히 드러낸다. 그런 연출 때문에 전반적인 특수 효과 연출도 장난스러운 면이 강하며,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드러내듯이 이 영화의 소품이나 비행기 등의 메카닉은 상당히 쌈마이 적인 싸구려 느낌이 펄펄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디자인을 한 수송기는 정말로 어느 나라의 것인지 알 수가 없으며(필자의 상식으론 60년대에 저런 미래적인 디자인의 비행기가 있었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회전비행하는 가메라의 모습이나 슈트 자체가 상당히 싸고 거칠게 만들어져 있다.
  그 만큼 모호한 디자인의 고지라보다, 확실히 특징적인 개성에 치중한 가메라가 인상이 강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또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리라. 사실 거대한 거북이란 것은 이해하기도 쉽지만, 그 자체의 특수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가메라는 고지라와는 다른 여러가지 개성을 부여 받았다. 난폭하지만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특징적인 성격이나 비행능력 등의 그 개성은, 고지라와 가메라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지만 역으로 가메라를 영원한 B급이나 아동물이라는 인상에 묶어 놓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90년대에 이르러서 다시 가메라가 부활할 때 까지(고지라가 처음 등장한게 54년이고 가메라가 그 11년 후인 54년에 등장했는데, 고지라가 부활한게 84년이고 가메라가 부활한 게 또 우연히 그 11년 후인 95년이다), 가메라는 항상 마이너한 위치를 지켜왔으며, 실제로 고지라에 관객이나 팬들의 절대수가 항상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 만의 특징을 고수하다가 매너리즘에 가까운 길을 걸었던 고지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2인자 였고 비교적 자유롭게 변화를 꿈꿀 수 있었던 가메라가, 아동용과 매니아 용의 사이에서 참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걷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 원조격 영화에서 출발한다.

 


 - 그리고, 괴수는 돌아온다…
  이 영화가 영화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남겼다면, 역시 고지라에 준하는 스타 괴수 가메라의 데뷔 작이라는 것 정도일거다. 같은 가메라 시리즈 중에서도, 사실 완성도는 90년대 것이 높고, 유니크한 잔재미는 갸오스나 기론 편이 훨씬 뛰어나다. 단순히 기록적 의미로 본다면, 오히려 80년에 제작된 구 6,70년대 시리즈의 짜집기 판인 우주괴수 가메라 쪽이, 시리즈 전체의 괴수들의 파괴와 전투 장면이 모여 있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고지라에 비해서 애매한 성격에, 애매한 저 자본의 영화였던 이 원조격 가메라가 있었기에 그 이후에 가메라는 매번 재미있는 상대와 싸우면서, 색 다른 인상의 모습을 꾸밀 수가 있었다. 결국 가메라는 고지라가 열어놓은 괴수물의 가능성을 최대한 즐기다가 그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고, 고지라도 그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싸고 간단히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할 것을 다 했고, 비록 지금 보면 코메디라 느껴질 장면들이지만 너무나 진지하게 연출되어 있다. 가메라가 보통 거북이가 아니라는 것을 비행으로 증명했 듯이, 이 영화가 시리즈 물의 단순한 파일롯 필름 급의 범작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 뒤에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며, 특정 팬들에게 고지라의 무게감을 뛰어 넘을 만한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과연 앞으로도 가메라 시리즈가 이어질 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가메라는 고지라가 왕도를 걸었던 것에 비해서, 영원한 2인자로써 괴수영화의 이단과 한계에 도전하며 그 스스로의 개성을 찾아나갔다. 이 영화는 그런 기나긴 '도전자의 길'이 시작된 출발점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보다 90년대의 평성 가메라 3부작을 더 기억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 문을 열고 길을 닦았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생긴다.
  하지만, 역시 요즘에는 시대의 벽을 뛰어넘지 못할 만큼 낡아 보이기도 하니까 그런 점은 마이너스가 된다. 결국 이 영화에 별 2개 이상 주기는 힘들게 되지만,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래도, 흑백 영화를 싫어한다면 보지 말구, 쌈마이를 싫어한다면 굳이 보지 말자. 아무리 90년대 평성 가메라 시리지를 보고서 '하늘을 날으는 거북이' 자체의 개성에 빠져서, 그 거북이의 팬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탄생은 UFO와 못생긴 변종 공룡에 의존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 2001. 6. 1. (초고)
- 2001. 10. 12. (Web-Update용 재편집)
: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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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 과거에는 영제가 "Gamera The Invincible"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주지역에서 최근에 LD등으로 다시 출시가 되면서, 영어제목이 보다 원제와 뜻이 가까운 Gamera The Giant Monster로 바뀌었다.
 : 대 히트 만화, [드래곤 볼]의 초반부에 가메라가 게스트 출연하는 부분이 있다. 서울문화사 단행본의 한국 로컬라이징 이름은 "꼬마거북"이었던가. 근두운을 타지 못하는 무천도사가 꼬마거북=가메라를 불러서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었는데, 아마 워낙 유명한 만화니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PS2판 게임 [드래곤볼Z 2]의 로딩 화면에서도 가메라를 탄 무천도사께서 등장하신다.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마구 돌리면 회전이 빨라지고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종도 가능하다(반대였던가?)

 

  보너스 - [대괴수 가메라]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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